지역 역사 자긍심 고취와 첨단산업 선도 마중물로 기대를 모았던 통영VR존이 결국 폐쇄된다.

지난 2018년 기존 통영시향토역사관을 전면 리모델링, 첨단기술 VR(가상현실)을 이용한 통영의 과거·현재·미래를 한 눈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통영VR존.

그간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었지만 적자로 인한 경영악화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7월 제218회 의회 업무보고 현장에서 운영주체인 통영관광개발공사 임원마저 “통영VR존은 무용지물”이라며 “경영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통영시는 한국경제정책연구원에 용역비 1천900만원을 주고 ‘통영VR존 경영개선 컨설팅’용역을 맡겼다. 지난 26일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참석자들은 적자덩어리 통영VR존의 경영악화에 따른 폐쇄 필요성에 공감했다. 또한 행정의 무분별한 공모사업 지양을 강력하게 당부했다.

국비 25억원, 도비 7억5천만원, 시비 17억5천만원 자그마치 50억원이 투입된 시설의 쓸쓸한 말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시설을 폐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용산업위기지역 문체부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추진, 장치장식 내용연수 5년을 경과해야 한다.

기한 전 폐기 시 문체부장관 사전승인이 필요, 향후 1년 6개월은 적자를 안고 운영해야한다. 밑 독 깨진 항아리에 물을 계속 채워야하는 꼴이다.

문제는 행정과 시의회에서 추진하고 결정한 수십억원 사업이 예산낭비 사업으로 끝을 맺을 때 책임소재는 어디에 물어야 하냐다.

현재 민선 8기는 7기에서 진행했던 사업이라며 책임을 전가하지만 이는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8대 의회에서 이 사업을 심사했던 의원 일부는 9대 의회에 입성, 당초 사업을 반대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라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뒷짐 지고 있을 수 있나. 결국 모든 피해는 시민 몫이다.

재정자립도 12.34%에 그치는 통영시에 이와 같은 예산낭비성 사업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특히 시민들은 결정권자들의 책임감 없는 태도와 의회의 역량부족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혈세를 물처럼 쓰다간 통영시의 미래 100년은 희망보다 비극이 드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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