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준석 법무법인PK 대표변호사

변호사 3만 명 시대다. 통영, 거제에도 어느덧 약 40명의 변호사님들이 계신다. 필자는 2021년까지 통영, 울산, 부산 등에서 검사로 재직하다가 사직 후 같은 해에 울산, 2022년에는 부산에 사무소를 개소하면서 상대적으로 대도시의 법조계 시장을 경험하였고, 다음 달에는 통영사무소 개소를 앞두고 있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현대사회의 주요 패러다임들이 시대 상황에 맞게 급속도로 변해 가면서 변호사 시장도 크게 변모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개인 법률사무소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법률 수요자들은 지인 소개 등 극히 제한된 정보로 개인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통영, 거제, 고성도 아직까지는 기존 시장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울산, 부산도 상당수 있다. 그러한 경우 변호사의 실제 변호능력이 어떤지는 의뢰인들이 사건을 직접 맡겨보지 않은 이상 알 길이 없었다. 또한, 사무장에게 일을 전적으로 맡기거나, 사건에 대한 치밀한 분석, 의견서 작성 등 실무보다는 인적 네크워크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변호사들도 있는 한편, 개인 사무실로 운영되다보니 다양한 법적 전문성을 쌓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의뢰인들의 니즈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다수의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회사인 로펌(Law Firm)이 대세다. 다만, 독특한 로펌들도 생겨나고 있는데, 서울에 본점을 두고 거액의 인터넷 광고를 무기로 전국에 체인점을 두는 소위 네트워크 로펌들이다. 어떤 네트워크 로펌의 경우 지출되는 인터넷 광고비가 전체 매출액의 30%라 한다. 오롯이 의뢰인들이 지급한 수임료가 원천이다. 그런데 이런 로펌들의 영업 범위가 너무나 넓고 경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주된 변호사들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고품질의 균일한 법률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사건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불만을 품는 법률수요자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좀 더 폭넓어지고 투명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별이 어렵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스스로 일 잘한다고 홍보하니 진위를 알 길이 없다. 건전한 법조윤리의식의 발달로 전관 출신 변호사의 인적 네크워크가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안돼서, 경력을 보고 선택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필자가 검사로 있을 당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검찰 내부 처분 기준이 명확해지고 감사 시스템이 선진화되어 변호사들의 어두운 청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검사의 재량이 거의 없어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가 없어졌다.

결국 변호사 업무 역량의 핵심은 의뢰인의 니즈에 맞게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머리가 특출나게 좋아야 하는 것도, 센스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풍부한 경험은 기본으로 하되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가 중요하다. 어둡고 적막한 사무실에서 스탠드 등을 통해 밝혀진 사건기록을 일초라도 더 보면서 의뢰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항들을 찾아내고, 의뢰인과 직접, 그리고 많이 소통해야 한다.

문제는 의뢰인 입장에서 그런 훌륭한 변호사를 어떻게 찾느냐이다. 인터넷 광고에 현혹되거나, 지인의 소개만으로 변호사를 선택해서는 안된다. 몇만원짜리 옷 한벌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는 여러 쇼핑몰을 서핑해가며 엄선하는데, 거액의 선임료를 지출해야 하는 변호사 선임에는 왜 그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가. 우선 인터넷, 지인 소개 등을 통해 여러 변호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습득한 후, 발품을 팔아서 몇명의 변호사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내 사건을 처리할 변호사를 직접 대면하여 본인과 맞는지, 사건 해결을 위한 풍부한 경험과 객관적 능력이 있는지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분명 본인에게 제일 적합한 변호사를 선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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