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근식 전 경남도의원

강근식 전 경남도의원
강근식 전 경남도의원

통영시 봉평동에는 30년 가까이 소형 수리 조선소가 모여 있다. 한때 조선산업이 호황일 때 이들 조선소는 통영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현재는 조선 경기 침체와 통영지역 조선업의 쇠락으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오랫동안 조선소로부터 발생하는 분진 등으로 지역주민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조선소 이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도의원 시절 수차례 주민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으며 대책위원회와 간담회도 개최하고, 경남도의회 도정질문 등을 통한 개선 촉구로 일부 민원을 해결하기도 했다.

그것만으로는 주민 고통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턱없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사람이 죽어 가는데 경남도와 통영시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관심이 없다고 한다. 그냥 둬서는 안 되고 빨리 대책을 세워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사람 생명이 걸린 문제를 이렇게 방치해서 되겠냐고 절규한다.

주민들 중에서 진폐증 의심 환자와 암 환자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는 주장을 그냥 지나칠 게 아니다. 지난해 9월 15명의 주민들이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1명은 폐암으로 사망하고, 4명은 석면 관련 질환자로 판명되었다. 올해 6월 151명의 건강검진에서도 31명이 석면 피해 의심 환자로 판정받았다고 한다. 무고한 주민들이 소리 없이 죽어가고 건강이 파괴되고 있는 환경재앙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우선 현실 문제로 주민들이 석면 관련 환자로 판명되는 객관적인 사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요구하는 석면 관련 검사를 통해 주민 건강권 회복에 대한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공정성이 확보되는 검사기관을 통해 조속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경남도에는 석면을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장비가 아직 없는 거로 알고 있다. 부산시와 업무협력을 통해 의뢰하는 방안이나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하는 방안으로라도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그리고 주민의 건강권을 회복하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통영 바다를 되찾기 위해서는 수리 조선소 이전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다. 그래서 통영시도 수리 조선소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기간이 종료되는 2025년에 맞춰 조선소를 이전시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이전 대상지와 이전계획을 조속히 주민과 시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주민설명회 등으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이전 대상지조차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조선소 이전은 시장의 공약사업인 만큼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실행돼야 한다. 사람이 죽어가는 데 조선소 이전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시민은 믿고 기댈 곳이 없게 된다.

통영은 친환경 도시 이미지 부각이 최우선 과제다. 그러기에 이전 후적지에는 ‘청정한 통영 바다, 동양의 나폴리 미항 통영’을 되찾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실천해야 한다. 친환경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통영의 길이다. 친환경 도시가 가장 이상적인 삶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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