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경제학 박사, (사)한국농식품6차산업협회 회장 (재)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이사

경제는 세계적인 경제석학도 알 수 없다. 다만 미래를 전망하거나 예측할 뿐이다.

지역경제 자원과 경영을 통해 시정을 펼쳐나갈 청사진인 장기발전계획수립도 마찬가지다. 특히 특정 지자체의 발전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시장경제와 환경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으며,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기 때문이다.

장기발전계획은 시민이 고루 잘 살고, 관광객을 비롯 새로 이주하는 정착인 모두가 만족하는 살기 좋은 행복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주장하고자 하는 골자는 문화예술의 관광도시, 수산업과 먹거리가 풍부한 도시, 한려수도의 수려한 경관에 섬이 2번째로 많은 도시 통영이 가진 지역적 특성이다. 통영만이 보유한 자원과 인프라를 따로따로 보지 말고 경제의 큰 틀에서 사업계획안을 도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통영의 지역 경제는 1593년 한산도 삼도수군통제영 설치로 그 기반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1931년 통영읍 승격, 1955년 충무시 승격, 1995년 충무시-통영군 도농 통합으로 경제 규모가 확대됐다.

통영의 경제와 산업은 초기 12공방의 공예품과 나절칠기가 주도했으며, 바다와 섬으로 이뤄진 지리적 환경으로 수산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해왔다. 바야흐로 시대의 흐름과 환경은 오히려 수산업 비중에서 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의 축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실물 경제를 회복하고 지역경제를 새롭게 살리는 대안을 모색, 미래 장기비전을 장기발전사업계획에 담아 단계적으로 실천하자는 것이다.

필자의 이견(異見)과 대안 제시는 훈수에 불과하다. 장기발전사업계획과 제1차 용역보고회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 시장과 시의원의 질의 등을 감안한 것임을 밝힌다.

본 용역계획을 수립할 전문가의 구성이 잘 되었는가?
문화예술, 관광산업과 축제, 수산업, 외식산업, 도시개발과 교통, 유통전문가 등 통영의 특성에 맞는 연구진이 참여해야만 실질적인 사업계획서를 수립할 수 있다.

100대 사업계획 도출은 피부로 와 닿는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나열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
차라리 통영을 위한 절실한 당면 과제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역점사업 10대 과제가 제대로 도출되면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1억6천여 용역비에 맞춘 보고서의 분량만 늘려서는 곤란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사업계획을 한 장으로 요약해 성공 가능한 사업을 집중시켰다.

사업계획의 골자가 섬 관광 1번지, 먹거리 특화 도시 등을 부각하고 있다.
섬 관광 1번지는 이미 천사의 섬 신안군이 12제자 순례자의 길, 퍼플섬 등으로 차별화해 앞서고 있다. 통영의 섬 특성과 문화, 섬사람을 제대로 알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먹거리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과거 이순신밥상의 실패를 기억할 것이다. 먹거리는 소비자의 식문화 트렌드, 메뉴개발, 식당운영과 서비스 등 외식산업을 종합적으로 알고 접근해야 한다.

통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활성화가 필요한 지역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
항남 1번가를 중심으로 침체된 원도심의 활성화와 신도시 죽림과 미륵도를 순환하는 관광벨트 개발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미륵도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한 대안, 시장이 주문한 신아조선 재개발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 국내외를 운항하는 크루즈선 도입, KTX 시대를 대비한 2천500개 룸 규모의 종합리조트 등 유치가 통영관광의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다.

전통시장의 기능과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나름 중앙시장은 활성화돼 있다고 하나, 서호시장은 예전만 못하다. 과거 새벽시장의 기운을 점차 잃어 표류하는 듯하다. 재도약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전통시장의 기능은 한 도시의 생활 박물관이다. 획일적인 마트와 달리 시민·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특화된 시장 기능을 살려야 한다. 강원도 정선시장은 봄철 산나물 5일장으로, 포항의 죽도시장은 대형 유통회사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통영의 얼굴, 한산대첩축제에 대한 개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통영 관광의 축은 통제영에서 출발, 섬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시의원의 의견도 있다. 한산대첩축제에 야시장은 물론, 통영청정수산물페스티벌 운영방안을 포함해 주길 바란다. 축제의 성과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야 한다.

며칠 전 충남 보령(대천)을 다녀왔다. 김동일 시장은 보령머드축제와 국내 최장 7km의 해저터널 덕분에 관광객이 1천여 만명에서 2천500여 만명으로 급증,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자랑했다. 더욱이 보령머드축제는 아시아 3대 글로벌축제로 자리 잡았다. 인구 9만명에 불과하지만 다이나믹한 도시임을 실감했다.

이밖에도 기술적 연구에 따른 수산업의 재편, 절대 부족한 농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농업 6차산업 고도화 전략, 귀농·귀어를 통한 정착방안을 함께 제시해 주길 바란다.

끝으로 1차 용역보고회 등에서 지적된 사항을 녹여 내기 위해 관광·섬·수산·외식·도시개발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통영시 장기발전에 정답은 없겠지만, 미래 100년을 위한 초석이 되는 계획은 수립돼야 한다. 또한 아무리 잘된 사업 계획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홍보자료에 그칠 뿐이다.

오늘날 갤럭시가 세계인의 휴대폰이 된 이유는 이병철 회장의 개척정신과 이건희 회장의 도전·열정에서 비롯됐다. 당시 휴대폰은 핀란드의 노키아가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인구 600만명의 나라도 해내는데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겁먹지 말고 도전하라”고 격려한 결과가 오늘의 갤럭시를 탄생시켰다.

통영은 과거와 달리 자신감과 동력을 잃어가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다. 급변하는 세상으로 인해 통영의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과거의 영광과 명예를 회복함은 물론 우리나라와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민·관 모두 긍정의 마인드로 재무장,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경제와 경영은 심리가 좌우한다. 삼도수군통제영의 뿌리 깊은 도시, 이순신 장군의 불멸의 승전 역사와 자부심을 새롭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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