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재)통영한산대첩문화재단 이사, (사)한국섬중앙회 감사위원장, 경제학박사

지난달 25일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인 한국섬진흥원(한섬원) 주최 제6회 한국섬포럼이 창원 경남연구원에서 ‘남해안 섬 관광 활성화 전략’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한섬원, 경남연구원, 전남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 섬주민 대표 학계 전문가 유관기관 국회 지자체 각계각층의 100여 명이 참석, 남해안 섬 관광에 대한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이 있었다. 이글은 포럼 발표 자료와 토론 등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하여 필자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통영 섬 관광과 남해안의 섬을 연계한 종합적인 방안을 제시코자 한다.

남해안 섬 관광 활성화의 주체는 부산 경남 전남이다. 제각기 다른 지역 환경과 섬 특성을 살려 부산을 시작점으로 통영에서 전남 신안까지의 남해안 바닷길을 연안과 섬을 어어 하나의 관광벨트화 하자는 공동 프로젝트 과제이다.

 

남해안 섬 관광의 경제적 가치는 총 16조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부산 5.7조원, 경남 5.3조원, 전남 4.9조원이다. 우리나라 3천500여 개의 섬 중에서 전남과 경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80여%에 가깝다. 그중 신안이 1천4여 개 통영이 570여 개이다.

최근의 관광 여행 트렌드가 내륙과 연안에서 섬 지역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전남은 일찍이 신안을 중심으로 섬 관광을 위한 투자와 개발을 집중화, 차별화한 반면, 경남은 통영을 중심으로 전남처럼 섬이 관광의 중심이 되지 못했다.

지난 3월 통영 영운항에서 열린 제12회 수산인의 날 행사장에 윤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이와는 달리 10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신안의 보라색 퍼플섬을 찾았다.

이처럼 아직도 섬 관광에 대한 인식은 신안이며, 통영은 섬 관광 보다 수산업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전문가 발표 내용 중 경남과 통영의 섬 욕지도 사례를 소개한다. 경남 섬 개발은 힐링, 웰리스, K-컬쳐, 역사 문화형으로 특색화해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영은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권으로 묶어 섬 개발을 각각 특성에 맞게 차별화시켜야 한다. 욕지도는 3개의 유형을 고루 갖춘 섬이다. 욕지도의 섬 개발 구상은 본섬을 중심으로 연화도 노대도 두미도 갈도 국도로 나눠 개발하되 본섬과의 상호 연대가 필요하다.

섬 개발 추진 방향은 차별화된 공간 조성(힐링. 해양관광), 섬 자원의 가치발견 (역사 문화. 자연경관), 지속가능한 섬(미식. 환경)으로 구분해 힐링은 섬에서의 워케이션 삶을, 역사 문화는 근대어촌 발상지인 고등어 파시를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 연평도의 경우 조기 파시의 근대문화유산의 흔적이 개발 면목으로 살아져 어업 전진기지의 역사적 흔적을 찾기조차 힘들게 되었다.

이에 반해 욕지도의 근대 어촌 발상지로 명성을 누렸던 좌부랑개 마을은 보존되어있는 셈이다.

통영의 섬 관광을 위한 개발 전략의 핵심은 통영 고유의 뿌리 깊은 역사적 전통과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통영 섬이 가지는 가치를 융합해 통영다운 명확하고 뚜렷한 관광 이미지를 부각해야 할 것이다.

최근 통영은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호재가 많다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 선정에 이어 세계축제도시까지 선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영관광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과거 통영과 비교되는 관광도시가 여수였다. 2022년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의하면 여수를 찾는 관광객이 2천713만6천272명인 반면 통영은 1천597만3천382명에 그치고 있다. 무려 1천116만2천890명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여수는 KTX와 세계엑스포 개최를 통한 인프라 구축과 과감한 관광 정책도입과 예술랜드와 같은 랜드마크 등을 건설했다. 이에 반해 통영하면 자랑하는 미륵산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와 동피랑 벽화 마을은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남해안 관광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한 거점 관광도시로서의 통영의 섬을 어떻게 개발하고 관광 상품화할 것인가? 통영의 관광자원은 이제까지 섬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아도 다른 지자체에 비해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하여 오히려 염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그러나 현시점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가장 인기를 누렸던 케이블카는 여수 목포 심지어 사천에 의해 밀리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신안의 섬들은 제각기 콘텐츠와 스토리의 특색이 분명하다. 12제자 순례의 길, 보라색 하나만으로 감성의 퍼플섬 등이 좋은 예이다 통영의 경우 용호도의 고양이 섬이 국내에서 하나뿐인 유일한 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모방이나 유사하게 따라 하면 자멸할 수밖에 없다. 진주 유등축제를 서울 청계천에서 모방했다. 남강에서 펼치는 유등축제의 스케일과 실개천 같은 청계천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때 함평 나비 축제가 관심을 모았던 것도 국내에서 곤충을 축제로 처음 열렸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산대첩문화재단 이사이긴 하지만 축제를 여름에 하는 것이 힘들고 덥다는 이유로 가을에 개최하자는 것은 명분을 떠나 경쟁력이 불투명하다.

글로벌 축제로 성장한 보령머드 축제는 대표적인 여름축제로 자리 잡았다. 오히려 더운 바캉스 시즌과 바다 갯벌이 호재다. 수식어가 무더위도 이긴 보령머드축제 올해도 흥행 성공, 23년 국내외 관광객 164만명이 방문했다는 보도다. 제26회 보령머드축제 행사기간은 7월 21일~8월 6일까지였으며, 1924년에도 여름에 개최한다. 62년의 전통을 가진 한산대첩축제가 행사 시기를 두고 고민한다는 것은 시간낭비다. 여름 행사의 취약점을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선하고 여름 시즌에 즐길 수 있는 인기 있는 거북선 노젓기 대회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보령의 경우 24년 제17회 전국해양스포츠제전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이는 여름 축제 인식과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통영은 관광 인지도와 브랜드파워에 비해 관광자원과 상품이 여러 분야로 분산되어 통영하면 떠오른 대표성이 부족하다. 부산해운대, 신안 천사의 섬, 보령머드축제, 안동하회마을 등 이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에서 섬을 두 번째로 보유한 섬 관광자원의 경제성을 높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당면 과제와 대안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 통영관광 중장기 마스터플랜과 관광과 문화를 집중 통합화 할 수 있는 콘터롤 타워가 필요하다.

둘째, 행정 주도의 관광 업무에서 민간전문기관 참여와 위임도 검토할 시점이 되었다. 남해의 경우 민간 주도로 관광 선호도 9위로 급부상했다.

셋째, 통영이 보유한 역사와 전통적 문화예술 자원을 중장년층과 젊은 층이 상호 선호 할 수 있는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MZ세대가 좋아하면 중장년층도 열광한다. 서울의 이태원과 홍대 거리에 젊은 층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 전남, 부산과의 연대를 위한 협업은 물론 경남도를 비롯한 관계 중앙부처와의 적극적인 행정 노력이 요구된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을 통영으로 유치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

다섯째, 미륵도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한 실천 계획이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며, 신아조선소 부지를 통영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랜드마크 개발이 절실하다. 여수의 예술랜드 예산의 먹거리 타운이 사례가 될 수 있다 통영은 먹거리 축제와 야시장 등이 부족한 편이다.

여섯째, 섬 주민은 물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소득이 창출되어야 한다. 눈으로 보고 먹고 떠날 때 가져갈 지역을 상징하는 선물상품이 개발되어야 한다. 김밥과 생선류는 현지서 먹고 사가는 꿀빵으로는 부족하다. 신안 증도의 민어건정, 여수 거문도의 해풍 쑥, 제주 우도의 땅콩명품 등이다. 욕지도의 경우 고구마 케익과 막걸리 등이 있지만 약하다. 대기업에서 만든 고등어 통조림은 있지만 고등어 산지로 유명한 욕지에서 고등어회는 먹어 보았지만 고등어 통조림은 보지 못했다.

일곱째.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 할 수 있는 크루즈 관광 연계를 위한 항만 시설과 항로가 신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규모 리조트와 호텔도 확장되어야 한다. KTX 시대의 대비와 남해안 관광 거점도시로써 관광 인프라를 사전에 구축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통영은 바다의 땅이다. 바다의 어장과 섬이 곧 삶의 터전이다.

통영의 570여 개 보석 같은 섬은 미래 관광자원이며, 통영 관광과 경제를 책임지는 중심역할을 할 것이다. 통영은 땅이 부족한 한계성을 극복할 유일한 돌파구가 바다와 섬이라는 점을 인식할 때 통영의 관광과 경제는 다시 르네상스시대를 열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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