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도시 통영 비전선포식이 열린 지난 12일 통영시청 강당이 인파로 가득 찼다. 각 읍면동에서 동원된 주민들 대부분이 행사명은 물론 행사 취지도 알지 못한 채 자리만 지켰다.

전시성 행사가 불러온 비극이다. 비단 이 같은 전시성 행사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시민 공감도 얻지 못하는 행사에 주민들이 동원되고, 행정의 치적 쌓기에만 이용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뿐만 아니다. 통영시는 지난달 ‘통영바다온천 관광휴양단지 조성 7천억원 민자유치 잭팟’이라는 보도자료를 일괄 배포했다.

천영기 통영시장이 서울 소재 코레이트 자산운용 본사를 찾아 7천억 규모 민자유치 MOU를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용남면 원평리 일원에 용출온도 45도 일일취수량이 1천100톤에 달하는 양질의 바다온천수 기반의 고급호텔&리조트 건립이 골자다.

더불어 몰디브형 해상호텔, 고급 풀빌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27홀 골프장과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공공편익시설이 조성된다는 몽상과 가까운 계획들을 내놨다. 보도자료 배포 이후 해당 땅값만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한다. 파장을 고려하지 못한 행정의 섣부른 치적 자랑의 결과다.

천영기 시장은 “미래의 통영은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 쉴거리가 융합된 복합 해양레저 관광도시로 재도약 할 것이다. 이번 MOU 체결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법적 구속력도 없는 MOU 체결에 너무 과한 의미부여가 아닌가. 시민들 또한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금호리조트와 1천400억원 규모 프리미엄 리조트 건립 MOU 체결도 마찬가지다.

‘한국형 칸쿤’ 조성을 위해 2028년까지 마리나리조트 부지 내 200실 규모 하이엔드 리조트를 건립한다는 계획이지만 이 또한 미지수다.

통영시 인구는 지난해 12월 기준 12만551명으로 집계됐다. 11만명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민들이 염원하는 인구 유입이나 고용창출을 이룰 수 있는 기업체 및 산업체 유치는 정작 뒷전이다. 유치를 위한 행정의 뼈를 깎는 노력도 없다.

전시행정에만 치중한 채 공모사업 선정, 수상, MOU 체결 등 치적 자랑에만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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