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안과 동호안 등 통영연안이 트라이뷰틸 주석, 구리, 비소 등 유독성 중금속으로 범벅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정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 통영시가 2년 전부터 이 같은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통영 시민들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2년간 생활해왔다.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환경연합의 수차례에 걸친 정보공개청구와 주민설명회장에서의 폭탄발언에 마지못해 해수부와 해양환경공단은 해양오염 퇴적물 조사 보고서 일부분만을 기자들에게 메일로 공개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물고기의 성호르몬을 변화시켜 성별까지 바꿀 수 있는 유독성 중금속의 대표주자 TBT(트라이뷰틸 주석)인 경우 강구안 내항 바닷속 퇴적토에서 기준치의 무려 368배가 넘는 수치가 나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전 마비 등을 유발하는 구리(Gu), 일본에서 이타이이타이병으로 128명의 사망자를 낸 중금속 카드뮴(Cd), 또 오염된 땅이라면 지하수를 씻는 물로도 사용해선 안된다는 비소(As) 등도 기준치를 심각하게 넘어선 수치다.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중금속 오염사실을 담은 중대한 자료를 해수부나 통영시가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2년간 쉬쉬한 것은 도덕 불감증이라는 말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 더욱이 이런 중금속 검출에도 연안의 관리기준 조차 없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통영수산물 전체 불신이라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지도 모를 사안을 두고 '들켜서 재수없다'는 투는 더 이상 안된다. 

중금속은 시간이 흘러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통영 연안의 어패류와 해산물 등이 심각하게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심지어 이 폐기물의 육상 처리 방법 또한 골머리라는 소식에 더욱 경악하고 있다. 행여 행정불신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하려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염 퇴적물 준설 등을 통해 시민들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해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이다. 세계가 인정한 FDA 청정바다 통영에 오염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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