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섬이 많은 고장이다. 무려 570개에 이른다. 그중 유인도가 41개, 무인도가 529개다.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우리나라는 총 3,348개의 섬이 있고, 그중 470개가 유인도다. 섬 5.9개 중 하나는 통영에 있고, 유인도 10개 중 얼추 하나는 통영에 있는 셈이다.

2018년 상반기 현재, 통영 섬들에는 모두 4,111세대, 6,932명이 살고 있다. 남자가 3,592명, 여자가 3,340명으로 남자가 조금 많다. 조금 의외다.

가구당 인구는 평균 1.7명이 되지 않아, 시 전체 평균 2.3명에 한참 못 미친다. 통영의 전체 인구는 138,257명으로 인구밀도는 576명/㎢이다. 섬을 제외한 육지부의 인구밀도는 881명/㎢인 반면, 섬의 인구밀도는 76명/㎢으로, 섬의 인구밀도는 육지부의 1/10도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513명/㎢이다.

통영 섬의 해안선 전체 길이가 516km로서 육지부 245km보다 2배 이상 길다. 통영-서울 직선거리의 1.5배가 넘는다. 섬의 총 면적은 91.394㎢로서, 시 전체 면적 240㎢의 38%에 해당한다.

통영시 인구의 5%가 38%의 면적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과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지만 통영의 섬은 다르다. 땅이 많다.

면적이 가장 큰 섬은 미륵도로서 31.9 ㎢이다. 상하도를 합친 사량도와 한산도, 욕지도가 뒤를 잇는다. 딸린 섬의 개수로는 219개로 한산도가 제일 많고, 욕지도 156개, 미륵도 88개, 사량도 33개 순이다. 유인도 숫자도 이와 같은 순으로 한산도가 11개로 제일 많다.

수치로 살펴본 통영의 섬 이야기다. 한때 바다의 땅이라는 말로 통영의 미래를 담으려 한 적이 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땅은 땅으로서의 속성이 있고, 바다는 바다로서의 속성이 있다.

바다는 바다요, 땅은 땅이다. 이게 헷갈리면 육지 중심의 사고, 개발 당위적 접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바다를 육지의 관점으로 지배하려 들고, 육지와 같은 식으로 획일적으로 개발하려 들기 쉽다. 바다의 정체성과 땅의 정체성을 온전히 인정할 때 바다와 땅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다.

통영은 바다와 땅, 그 중간에 있다. 이분법적 중간이 아니라 통합적 중간이다. 땅도 아니요 바다도 아니면서, 동시에 땅이면서 바다인 곳이다. 이를 일러 다도해라 한다. 섬이 많은 바다. 이 바다가 대부분 면적을 차지하는 곳이 통영이다. 그 속에 570개의 섬이 보석처럼 피어있다.

바다와 땅 가운데 자리 잡은 통영의 위치는, 어정쩡한 중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잉태한 중간이다. 연속된 뭍의 생각과 단절된 섬의 생각이 어우러지며 자연스럽게 융합할 때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가치가 쏟아진다. 문학과 예술, 경제, 삶의 문화가 새롭게 꽃피어난다.
섬은 섬이요, 뭍은 뭍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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