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감미롭게 생각하는 사람은 미숙아다. 모든 곳을 고향이라고 느끼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전 세계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완벽한 사람이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이다.

낯섦은 호기심을 태동하고, 호기심은 도전을 불러오고, 도전은 창조를 일으키고, 창조는 기쁨과 발전을 이끈다. 무에서 유가 자라나고, 새로움이 낡음의 손을 잡고 새 시대를 열어가는 박동의 세월.

'전 세계를 낯설게 느끼는 사람'. 이런 사람이 쑥쑥 자라나는 통영이 되면 좋겠다. 통영 교육이 꿈꿀 만한 목표가 아닐까. 창조적인 색채가 강하고, 한때 창조적인 인물이 쏟아졌던 도시 통영, 지금은 어떤 도시인가? '창조'하는 도시라 부를만한가, 과거에 기대어 사는 도시인가? 창조는 고사하고 돈에 목말라 하는 도시인가?

통영이 통영일 수 있었던 것은, '낯섦'이 일상이었고, 일상이 '창조'였던 데 그 비밀이 있다. 통제사는 역사를 만들었지, 역사에 기대지 않았다. 예술가들은 창조에 목말라 했지, 영광에 목말라하지 않았다. 지금은, 지금의 역사를 만들어야 하고, 지금의 예술을 해야 한다. 그 출발은 '낯섦'의 교육이다.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비형식, 무형식 교육이 총망라된 창조의 길에서 만나야 할.

21세기 인류가 맞닥뜨린 최대의 과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다. 국제 지속가능성 연구단체인 퓨처어스가 최근 발표한 '2020 위험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뽑은 인류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세계 5대 위험'은 기후변화 대응 실패, 기상이변,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 위기, 그리고 물 부족이다.

이외에도 신종 전염병의 창궐, 4차산업혁명의 도래로 인한 인간 정체성의 혼돈, 신자유주의 팽배로 인한 양극화와 인간성 상실 등은 인류의 삶을 점점 더 옥죄고 있다. 과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미 '위기'를 말한 지 오래되었고, 최근 국내외에서 아이들과 일반 시민들도 '위기'에 대한 각성과 실천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17일 경남교육청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환경교육 강화'비상 선언이 있었다. '위기'에 대비해 어른들이 비상 행동에 나서 달라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질 다양한 실천이 채택되었다.

경남교육청, 통영교육지원청과 함께 통영시,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통영RCE)이 협력하여 통영시를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도시>로 지정하고 3월부터 다양한 교육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창조는 절박함과 집중, 폭넓은 경험에서 나온다. 인류의 미래세대를 위협하는 '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새로운 사회를 향한 '낯섦'. 이 낯섦으로 아이들이 끼와 재능을 찾아가는 '낯선' 교육이 통영에서 펼쳐지려 하고 있다.

저자 주. 사진은 통영시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이 운영하는 '세자트라숲'의 전경입니다. 사진을 협조해주신 재단 관계자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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