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지금이 딱인데
아끼면 뭐 된다고들 하지
오늘도 눈으로 땄다 부쳤다
차라리 정 주지 말것을
유행가 가사가 햇살처럼 꽂히는 아침 

 

*시작(詩作)노트

5층 콘크리트 마당 위 화분에 묘종 심었더니, (그것도 다른 식물 옆에 셋방 살이로) 꽃 피우고 열매 맺더니 어느새 훌쩍 커서 성숙한 한 알의 오이가 되었다. 꼭 한 아이를 키우는 느낌이다. 오며 가며 눈 맞추며 교감하던 사이, 그냥 두면 늙은 오이가 되던가 낙과해 버리고 말텐데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차마 범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저 대로 딱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귀엽던 아이가 점점 미운 오리새끼가 되어 커가는 모습을 보는 듯 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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