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하니 하 그리워

하마 님 올까
눈이 자주 간다
너른 마당귀 그리움 뚝뚝
꽃물로 찍어 쓴다
꽃붓 세워서

[시작(詩作)노트]

《붓꽃》

1.
선비가 왔군/반듯한 걸음 보니/
청도포 입고

2.
그대 더불어/시 한 수에 술 한잔/
대장부 풍류

3.
한 수 청하오/탁배기 한 병 들고/
고개 조아려

4.
반가의 규수/연서를 쓰려 하오/
화선지 대령

5.
문인화 한폭/늦봄 향 듬뿍 찍어/
일필휘지로

6.
풀어 쓴 연가/푸른색 치맛자락/
현란하구려

7.
사랑의 계절/누구에게 쓸거나/
붓에 침 묻혀

8.
방울 방울 쓴/사연인즉 궁금타/
봉오리 마다

9.
환한 봄들에/백일장 열렸구나/
갓 쓴 선비들

10.
아이리스라/뭔가 있어 보인다/
오, 드라마 탓

11.
백합과 함께/성모마리아 상징/
역시 그랬군

※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붓꽃-아이리스'를 떠올린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노력을 멈춘다면, 나는 패배하고 만다. 묵묵히 한길을 가면 무언가 얻는다" 등의 자기 암시의 힘을 이용해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자 했다.

'붓꽃-아이리스'는 절망의 순간에도 자기 암시를 통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용기를 얻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붓꽃은 '기쁜 소식', '행운'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기에 지기 전에 얘들을 꽉 붙잡아야 될텐데 생각하며 창밖을 보니 벌써 붓꽃은 지고 없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