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여행*

세상에 태어나 많은 것을 보느라
눈은 벌써 이리도 침침해졌구려

그러고도 진작 제대로 못본게 있으니
오늘은 기필코 보리라, 만나리라
제일 가깝고도 먼 '그대'를

*선(禪), 명상, 묵상, 사유, 성찰, 피정(避靜)

[시작(詩作)노트]

얼마전 2박3일간 일정의 거사풍 불교의 '추계 철야 정진대회(精進 大會)'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하여 경남 산청에 위치한 '보림(寶林)선원'에 다녀 왔다. 정식 일정은 5박6일 간에 걸쳐 하계(夏季), 동계(冬季)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 정식 일정으로 올 겨울에 실시되는, '동계 철야 정진대회' 회수가 어느덧 100회 째(근 50년)가 된다고 하니 대단한 상근기(上根機)다. 이를 24회차(1985년) 부터 지금껏 주관하고 있는 청봉(전근홍) '산청 보림선원장'의 내공에 새삼 경외감을 느끼게 된다.

선방(禪房)에서 허리 곧추 세운 채, 깊은 선정(禪定)에 든 눈빛 성성(醒惺)한 수행자들에게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님들 모두에게 가슴에 쿵하는 울림, 천둥 소리 같은 큰 깨달음 한소식 있기를 기원드리며, 백봉(白峯) 김기추(金基秋, 1908~1985)선사의 오도송(悟道頌)을 소개한다.

忽聞鐘聲何處來(홀연종성하처래)
寥寥長天是吾家(요요장천시오가)
一口呑盡三千界(일구탐진삼천계)
水水山山各自明(수수산산각자명)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얼로 오노/까마득한 하늘이라 내 집안이 분명허이/한 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물은 물은 뫼는 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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