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돈의 애마*》

저출산 극복 대책
남녀가 따로없이 협업을 실천해야
심지어 수태 출산 역할분담까지도
님들의 순애보는 만인의 표상이라
우리 뇌 속 그대 역시 이같은 사랑 필요

*그리스 신화에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마차를 끄는 몸은 말, 꼬리는 물고기 닮은 힘찬 동물을 일컬어 해마(Sea horse, Hippo campus)라 지칭.

[시작(詩作)노트]

해마는 매우 독특하게 생긴 실고기목 실고기과의 물고기로 겉모습이 말을 닮았다. 그래서 한자귄에서는 海馬, 영어권에서는 Sea horse라 칭한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해마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마차를 끈다.

해마의 몸길이는 2cm 이하에서 35cm를 넘는 등 종마다 길이가 다양하며, 몸빛은 환경에 따라 화려한 색에서 수수한 색으로 가지각색의 보호색을 낸다. 수컷이 임신을 하여 새끼를 낳는 특징이 있다. 수컷 해마는 육아낭이 있어서 암컷이 낳은 알을 받아 부화시킨다. 또한 암컷 해마에게 자신의 배를 빵빵하게 부풀리며 구애를 하기도 한다.

마치 카멜레온 처럼 피부색을 주변색과 같이 변화시켜 찾기가 쉽지 않다.

해마의 주둥이는 다른 어류에 비해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져 있다. 평상시에는 꼬리를 아래로 머리를 위로한 채 등에 붙어있는 하나의 지느러미를 좌우로 움직여 몸을 곤두세운 채 헤엄치다가, 지치거나 조류라도 느려지면 몸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잘피나 산호가지 등에 꼬리를 감고 매달린다.

해마는 어류 중 유일하게 '일부일처제'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한번 짝짓기한 수컷과 암컷은 결코 다른 해마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약 45여 종 이상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가시해마, 산호해마, 복해마, 점해마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이나 중국 본초강목에 등장하는 해마는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했다. 동의보감에는 해마는 신장의 원기를 보강하고, 남자의 양기를 강하게 해주며, 음경이 위축되는 것을 다스린다고 효능을 소개하고 있다.

서양에서도 치료제나 수집품으로 말려서 보관한 기록이 있다. 오늘날 중국에서는 해마 특유의 모습 때문에 관상용으로도 소요되고 있다.

해마는 세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돼 있기에 양식을 통한 대량생산에 성공한다면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우리나라는 수년 전부터 청정 제주

에서 해마 양식에 성공하여 국내 상품개발 및 국제 무역이 가능하게 되었다. 호주 고유종이자 멸종 위기종인 '화이트 해마'를 위해 '시드니 해양과학연구소' 등의 단체가 시드니 항구 바닥에 철제로 된 해마호텔 8채를 설치했다는 기사도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순산의 수호신'으로 여겨 해마의 암 수 한 쌍을 부인에게 지니게 하는 풍습도 있다. 필자가 오래 전에 제주도 지인 집을 방문했을 때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한다는 술이라며 내놓았던게 바로 '해마로 담근 술'이었던 기억이 있다.

바닷 속에 해마가 있다면 우리 인간의 뇌에도 기억의 저장과 상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끼 손가락만한 '해마(hippocampus)'라는 기관이 있다. 물고기 해마와 모양이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보의 선택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는 노력 여하에 따라 늘어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해마는 자극이 있어야 커지고 발전하고, 자극이 없으면 수축된다. 해마는 장기적인 기억과 공간 개념, 감정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즉 해마를 많이 자극하고, 관심을 주고 사랑해야만 해마가 발달하고 기억력과 판단력이 좋아진다는 말이다. 방법론으로는 빠르게 걷는 등의 유산소 운동 하기, 손은 '제 2의 뇌'라 했듯이 뜨개질, 종이접기, 피아노 등 악기 다루기, 화초가꾸기 등의 손(특히 손가락)쓰는 활동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해산물 섭취량 늘리기, 알코올 섭취 줄이기, 숙면, 치아건강 등을 들 수 있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손발을 흔들며 쓰러지는 뇌전증, 알츠하이머 병, 파키슨 병, 치매, 우울증 병 등이 이 해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음 후 필름이 끊기는 이유도 알코올의 독소가 기억을 입력하는 해마의 작용을 방해하여 기억정보가 입력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해마의 건강이 뇌 건강'임을 명심해야겠다.

해마는 오염되지 않은 열대와 아열대 바다 얕은 수심에 주로 서식한다. 지구상의 기후 위기, 즉 환경 오염에 대한 경고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먼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협이다. 앞서 기술한대로 해마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그러므로 바다의 오염을 방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불문가지.

더불어 해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로 귀엽고 유용한 해마를 오래 오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해마는 진취적인 기상과 도덕성, 협동성, 생산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서 경상국립해양대학교와 수산과학원의 심볼마크(symbol mark)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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