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관광의 중심지인 강구안 문화마당에 지난해 12월부터 동백이 형상을 띤 눈사람 조형물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 통영의 이미지 제고와 홍보를 위해 눈사람을 설치한 탓이다. 눈사람 조형물을 통해 겨울 대표 야간관광 랜드마크를 구축하고, 지역에 체류할 수 있는 야간관광 콘텐츠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해당 조형물이 들어섰다.

설치금액만 4천만원을 상회, 전기공사는 또 별도로 시행했다. 정체성과 형편없는 조형물 설치에 시민혈세 수천만원이상이 투입됐다. 과연 통영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행정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눈사람 조형물은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간 전시 후, 2월말 철거예정이다. 시공업체에서 조형물을 보관 후 올해 연말 재설치 한다는 계획이다. 보관 과정을 거친 조형물에 추가 예산이 투입되지 않도록 담당 부서에는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한다.

문제는 앞서 지난해 6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이 눈사람 조형물 설치 관련 지역과의 연관성을 따져 물었다는 점이다. “따듯한 기후를 가진 통영이 눈사람이랑 무슨 연관이 있느냐”는 질책이었다. 더불어 수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데 따른 예산낭비 우려와 향후 활용도를 물었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과연 눈사람 조형물에 4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데 고개를 끄덕일 통영시민이 몇이나 될까하는 의구심도 강하게 든다. 그렇다고 눈사람 조형물이 수준 높은 작품성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수준 이하의 조형물이 통영시를 대표하는 강구안 문화마당 공간을 점유한 채 랜드마크로서 대표성을 띄었는지, 관광객들의 체류를 이끌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통영시는 눈사람 조형물 전시로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서 성과 데이터를 집계하고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예산을 소모하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투입해 지역발전과 시민 삶 개선을 위해 쓰여 져야 한다.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데 투입되는 교육예산은 감액되는 실정에 지역과 연관도 없는 눈사람 조형물에만 수천만원이 소요됐다. 예산낭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탁상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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