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머리 맞대 도시개발에 성공

   

 

뉴욕은 가장 강력한 시민참여형 조직 갖춰 도시재개발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뉴욕에서 녹색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복으로 보인다. 미국 최대도시 뉴욕은 836.8㎢ 면적에 810만명이 살고 있다. 독

 

립된 섬으로 되어 있는 맨해튼과 스태튼섬을 포함해 브롱스, 부루클린, 퀸스 등 5개 자치구로 구성된 메트로폴리탄이다. 뉴욕시의 공공공간은 전체 시면적의 25.2%에 이른다. 시 전체에 대규모 공원과 함께 소규모 공원들이 고르게 분포한다.

 

센트럴파크 이외도 100만평이 넘는 공원이 6개나 된다.

뉴욕이 지금은 잘 계획된 녹색도시로 보이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건물 벽마다 낙서로 가득 차 있었다.

 

42번가는 범죄의 소굴이었으며, 뉴욕시의 재정이 좋지 않았을 때 센트럴파크도 한동안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공원이었다고 한다.

 

녹지 확보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도시 재정비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초라 할 수 있다.

 

뉴욕시의 재정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 시작하자, 범죄, 공해, 대기오염 등 산적한 도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당시 줄리아니 뉴욕시장과 시민단체의 리더 등이 적극적으로 도시 재개발을 활용한 녹지 확보에 나선 것이다.

 

즉 공공부문의 우수한 리더십과 시민단체의 러더들은 ‘책임 있는 제3섹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비영리 민간조직을 구성하고 정부 차원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연수단은 남부강 주변 개발을 담당하는 사무실이 위치한 곳에서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기로 했다.

 

뉴욕에 위치한 24층짜리 건물인 Battery Park City에 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보안검색을 당했다.

 

입구에서 여권과 간단한 질문 그리고 사진까지 촬영해 신분증을 출력시켜줬다. 이 신분증을 왼쪽 가슴에 붙이고 사무실을 방문해야만 했다.

 

불편했지만 테러로 인한 세계무역센터의 폭발로 인한 공포는 그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까지 불편으로 남았다. 세계무역센터는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자는 문구(here remembering 9/11)와 함께 당시 참혹했던 각종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Battery Park City사무실이 위치한 21층에 도착하니 강주변을 개발한 각종 사진물과 홍보물들이 복도를 장식했다.

 

브리핑룸에서는 강을 개발하는 3개의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차례로 설명했다.

 

배터리파크 시티 프로젝트, 리버사이드 사우스 프로젝트 등의 재개발, 재건축사업을 건실하게 진행, 20년 동안 뉴욕의 멋진 공원들을 새롭게 조성했다.

 

도시재개발을 활용한 녹지 확보 계획의 대표적인 사례가 ‘리버사이드사우스 프로젝트’이다.

 

1990년 도널드 트럼프라는 부동산개발업자가 60~70층 높이에 7,600세대를 수용하는 대규모 개발계획을 추진하자, 지역주민은 물론, 시정부도 반대했다. 개발업자는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재정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지역의 7개 시민단체가 연합하여 개발업자의 개발 프로젝트를 시청, 시민, 전문가, 개발사업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지역사회 공동 프로젝트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리버사이드사우스 계획협회(RSPC)’라는 조직을 만들고 공공 공간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개발부지 내 공원 면적이 절반이 넘는(대지 36%, 도로 12%, 공원 52%) 친환경적인 개발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도심에 녹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리버사이드사우스 프로젝트’의 사례는 공공부문의 우수한 리더십과 함께 시민단체의 리더들이 ‘제3섹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영리 민간조직을 구성, 정부가 단독으로 제공하고, 그 결과로 대도시내에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도시개발전략에 참고할 만한 사례이다.

 

시민단체중 가장 역사를 자랑하는 아르피에이(RPA) 관계자는 “1929년 우리는 도시의 교통과 녹지 체계에 대해 지금은 당연시 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청사진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후 1968년과 1996년 장기 과제 보고서를 펴냈는데 이는 대중교통체계에 대한 개선과 300만 에이커에 이르는 녹지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자는 계획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85년 도널드 트럼프가 계획했던 연면적과 현재 건물등이 지어진 면적을 비교해보면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 우리는 계속 ”더 작게, 더 천천히“를 외쳤다. 우리는 투쟁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했다.

 

트럼프도 나중엔 우리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뉴욕시가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시민단체, 개발업자, 시, 전문가들이 뭉친  ‘리버사이드사우스 계획협회(RSPC)’가 생겨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트럼프도 시민단체와 손을 잡으면서 결과론적으로 큰 이익을 얻엇다. 

 

2005년 6월 트럼프는 북서부 강변을 따라 뻗어있는 토지 77에이커와 건물 3동을 18억달러에 매각했는데 이는 뉴욕시 역사상 가장 비싼 부동산 거래였다. 개발규모를 줄여 공원을 내줌으로써 명성도 얻고 돈도 번 셈이다.

 

하지만 뉴욕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들이 많다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고속도로 문제이다.

 

점차 고속도로를 철거해 녹지공간으로 만들고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도시를 단절시키는 고속도로를 해체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고 시민휴식공간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었다.

 

뉴욕에서 시민참여형 민간위원회의 개발 참여 사례는 많다. 리버사이드사우스 계획협회(Riverside South Planning Corporation)를 비롯해 센트럴파크관리위원회(Celntral Park Corporation), 배터리파크 시티개발공사(Battery Park City Authority)등이 그것이다.

 

이들 조직은 시와 개발사업자들에게 전문적인 개발 방향을 제시하면서 수변공간과 공원을 확보하여 도시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민간 위원회가 시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전문적인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시민을 포함한 이해 당사자들의 이익을 조정하여 쾌적한 공간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에서 도시를 인간 중심으로 이해하고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도심 복판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되었다.

 

이미 1853년 뉴욕 주의회는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맨해튼 한 가운데의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1856년에는 대규모 오픈 스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778에이커를 확보했다.

 

1858년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칼버트 복스(Calvert Vaux)의 ‘그린 스워드 계획(Greensward Plan)’이 채택되어 그 유명한 ‘센트럴파크’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또한 1867년 조성된 브루클린의 ‘프로스펙트 파크’는 2마일에 이르는 미국에서 가장 긴 잔디밭을 뉴요커에게 선물했다. 현재 뉴욕시 전체면적 중 13.9%인 약 3,500만 평이 도시 공원이며, 1인당 공원면적은 14,12㎢ 서울의 3배가 넘는다.

 

특히 이 도시에서는 에너지, 태양열, 공기, 물, 경비, 유지비 등을 그린빌딩(Green building) 으로 추진하면 각종 세금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지붕을 활용해 인조잔디구장으로 활용하거나 각종 이벤트 장소로 활용된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구성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뉴욕에는 시민들 스스로가 도시의 주인이며, 고객이라고 인식한다.

 

세계무역센터 붕괴 후에도 시민들은 ‘로어 맨하튼 개발협회’를 통해 당국자와 가능한 모든 시민들이 의견을 모아 복원계획과 설계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의 잔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지 폭파된 세계무역센터와 똑같은 건물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완공은 5년 후가 된다.

 

뉴욕강변 개발 중에 물고기 한 마리 때문에 부두를 개발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 물고기를 살리자는 시민운동이 일어나 강변에는 아직도 100년전의 나무말뚝으로 된 부두가 현존했다.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그쪽 부두를 개발하지 못했지만 다른 부두들로 모두 생태 부두로 시민들 휴식공간으로 거듭나게 조성했다.

 

나무말뚝 옆에 콘크리트 말뚝을 박아 주변생태계를 최대한 보존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였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벌써 콘크리트화나 매립 했을텐데 매립은 일방적인 금지되고 나무말뚝 사이에서 물고기가 노닐 수 있게 배려한 점은 생태도시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부두 위를 활용한 시민 휴식공간은 녹지와 함께 각종 퇴역 군함 등을 활용한 박물관과 각종 조형물이 첨단 디자인이 동원돼 시각적으로 두각을 나타낸 점이 인상 깊었다.

 

문화예술인에 의한 지역만들기 소호예술의 거리

소호는 원래 공장지역이었으나 공장이 떠나고 공동화, 슬럼화되자 뉴욕시가 지역 부활을 위해 가난한 예술가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예술의 거리로 문화마케팅을 통한 구도심 활성화 전략의 모범사례다.

 

뉴욕시의 지원으로 이곳의 낡은 건물은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에 예술가들에게 넘어갔고, 실험예술가들의 작업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거리가 점차 정화되면서 화랑과 공연장이 만들어지고 예술가들의 작업장과 레스토랑으로 메워져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이뤄졌다.

 

뉴욕시는 매 건물마다 규정을 두어 그 용도에 정해 줄 만큼 예술가와 그들의 작업장을 보호하고 있으며, 지금은 런던의 문화중심지인 South of Houston과 대서양을 가로질러 합동 축제를 벌일 정도로 뉴욕시의 문화예술과 패션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개성이 넘치는 수많은 레스토랑, 멋진 화랑, 수백 개의 부티크가 입지한 이곳에서 뉴욕시 관계자의 설명으로 예술의 거리 활성화 전략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지원법 지원을 받아 선정된 신문사중 미국 창조도시팀 연수를 마친 후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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