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법령을 준수하고 주민의 권익신장과 복리증진 및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주민 앞에 선서합니다”

주민들의 선택을 받고 의회에 입성한 제9대 통영시의회 13명의 의원들이 2022년 7월 통영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위와 같이 다짐했다. 물론 선서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의원으로서 사명과 책무를 다하겠다는 일종의 시민과, 또 자신과의 약속이었을 것이다.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제9대 들어와서 의회 안팎으로 잡음이 상당하다. 4선 의원이자 여성최초로 의장자리에 오른 김미옥 의장의 리더십, 7명에 달하는 초선의원들의 역량, 재선·다선 의원들의 경험적 자산의 시너지는 상실됐다. 의회의 기능과 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행태만 반복되고 있다.

지난 19일 의원간담회에서는 통영시 집행부의 현안사업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지만 일부 의원들은 의장에게 보고도 없이 자리를 이석했다. 이를 두고 김미옥 의장은 “의장이 아주 우습게 보이는지 말도 없이 이석했다. 기가 찬다”고 했다.

조필규 의회운영위원장과 정광호 의원은 의원간담회의 의원 이석에 따른 문제인식과 이 같은 행위가 시민들에 대한 예의가 결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원들 스스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더 큰 문제는 통영시의회 의원들의 잦은 이석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새삼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의회의 시계를 지난해 연말로 돌려보면 더욱 가관이다. 제227회 정례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심사 및 주요업무보고가 한창인 상임위원회 대신 지역구 김장행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의원들도 있다. 의원으로서 역할을 완전히 망각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제9대 의회 출범 후 2년여 가 흐른 지금, 통영시의회 위상이 바닥에 떨어지다 못해 처참하다. 그런데도 자성은 없고 책무를 저버린 행동만 반복하고 있다.

13명의 통영시의원들은 시민 대의기구로서 기능과 의원으로서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라고 피 같은 시민혈세로 의정활동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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