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의회 인사권을 둘러싼 통영시-통영시의회 갈등이 의회 내 정당 간 갈등으로 증폭됐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5일 오전 차례대로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상이몽에 가까운 각자의 주장을 피력했다.

앞서 지난해 연말 통영시의회는 5급, 8급 자체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직후 통영시는 의회에 ‘통영시-통영시의회 인사운영 업무 협약 종료 통보’ 공문을 발송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2월에도 인사권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통영시는 “양 기관의 안정적인 인사 운영, 승진 기회의 균형 유지 등을 위해 체결한 협약이었음에도 통영시의회에서는 별도 협의 없이 일방적인 인사를 실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공문에는 인사교류, 공무직 집행부 재배치, 보수지급, 교육훈련, 후생복지 등 협약 종료에 따른 주요 변동사항을 적시했다. 지난달 27일 천영기 시장은 의회사무국에 파견된 공무직근로자 3명과 청원경찰 1명에 대한 통영시 복귀를 명했다.

이날 먼저 기자회견을 연 배도수·신철기·박상준·조필규·김태균·노성진·김희자 의원은 “시의회 갈등을 봉합하고, 2024년 한 해를 새롭게 희망차게 시작하고자 한다. 갈등이 길어질수록 더 큰 오해를 낳고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결국 파국으로 향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 이 갈등을 기회로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통영시의회 의원들은 천영기 통영시장을 여러번 방문, 통영시의회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과도한 업무 가중과 의회 운영 차질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 결과 천영기 시장은 의회를 존중하고 원활한 의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공무직 3명과 청원경찰 1명을 후반기 원구성 이후 다시 파견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통영시와 시의회 갈등은 앞으로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자주 소통하고 협의해 진행될 수 있도록 통영시의회 의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 그동안 집행부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격려와 위로를 보내주신 통영시민을 위해서라도 대의기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매진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4인 의원들은 “청원경찰 1명과 공무직근로자 3명이 천영기 시장의 의회 압박을 위한 도구냐”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이들은 “열심히 일하고 최선을 다해 생활을 영위해 가는 직원들을 이런식으로 대하는게 천영기 시장의 방식인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결여돼있는 부당한 처사다. 사람을 빼가더라도 일이 되게끔 조치할 시간을 주고, 대안을 마련하게끔 해야지 이런 식으로 보복인사를 실시하는게 상식적으로 맞는 일이냐”고 따졌다.

아울러 “승진인사, 그게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까지 하는지 묻고 싶다. 이런 식으로 의회를 적대시하고 핍박하는 처사는 우리 통영시민들을 대상으로 갑질하고 겁박하는 것이라 이해하겠다. 뿐만아니라 사무국 직원들의 보수, 교육훈련, 후생복지, 전산시스템 운영 등도 자체 운영하라는 내용의 공문도 사무국 직원들을 향한 횡포”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도대체 전국의 어느 지자체가 인사권을 가지고 이렇게까지 횡포를 부리고 패악질을 하는 곳이 있는가. 경남도의회를 비롯 17개 시군만 보더라도 3개 군부를 제외하고는 전 시군에서 의회 자체 승진인사를 실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허나 그 어떤 지자체에서도 이런식으로 보복인사를 하고, 갑질하며 의회를 핍박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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