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을 기다렸다. 꽃처럼 화사하고 새싹처럼 영롱한 봄의 노래가 판데목 건너 해피에서 조개파는 어머니들의 굽어진 등 위로 아지랑이 피어나듯 들려온다. 봄바람이 불어오듯 통영에도 개화의 바람이 불고 남녀가 동등하게 교육을 받기 시작한 것은 호주선교사들의 영향이 크다. 이들에 의해 길러진 인재들 중 여성지도자로서 최덕지와 공덕귀의 삶은 언제나 우리에게 감동과 자랑으로 와 닿는다.최덕지가 한국 최초의 여성 목사로서 해방 전 민족의 독립을 외쳤다면, 공덕귀는 신학자로서 해방 후 여성문제와 인권회복 그리고 민주화를 위해 큰 족적을 남겼다.공덕
며칠 전 일본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다 옮길 수는 없지만 골자는 이랬다. "내가 한국을 떠나온 지 수년이 흘렀지만 한국은 참 변하지 않는 나라 같은 느낌이 든다. 거대한 배들이 오가는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작은 고깃배처럼 외롭고 위태로워 보인다. 임기 중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고 국민들은 촛불로 환호하는 광경이 참 낯설게 보인다"는 것이었다.나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먹먹하여 대꾸를 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역시 그런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친구 말이 자꾸 귓가에서 맴돈다.일본의 아베 신
“빨갱이는 죽여도 돼”윽. 어디서 많이 듣고 보아왔던 문구다. 말 그대로 ‘빨갱이는 그냥 죽여도 된단다. 빨갱이는 사람이 아니라, 인류의 숙적인 바퀴벌레 쯤 되는 모양이다. 대한민국에서 빨갱이란. ‘시쳇말’로 포괄적으로 공산주의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구체적으로는 전(全)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나 개인들을 말한다. 예컨대 ‘좌경 종북 세력’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또 어찌 보면 북한체제에서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역시 빨갱이가 되는 셈이다. 본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김정은의 통치 그늘 아래에서
대한제국의 근대화는 서구 열강들이 각축을 벌였던 일제강점기와 그 시기를 같이 한다.통영호주선교부가 통영근대화의 산실 역할을 하였다면,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통영 청년들의 활동 근거지는 송정택의 사랑방이라 할 수 있다.통영만세운동 이후 일본 경찰의 삼엄해진 감시를 피해 청년들이 한곳에 모여 민족의 장래와 독립에 대한 새로운 진로를 찾고자 고심하며 활동하는데 있어서 구심점이 되었던 곳이기 때문이다.송정택은 1885년 5월 20일 광도면 안정리 상촌(제적등본 기준상 안정리 1665번지)에서 태어났다. 호는 춘암이며 명필가로 서예에 능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농촌이 늙어간다는 말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직시할 현실이다. 신안에 이어 도서지역이 많은 통영도 불구경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의 경우 이미 고령화 비율 2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통영의 도서지역도 이미 급격화게 고령화가 진행된 상황이다.최근 전국 지자체의 30%인 80개 지자체가 젊은 층이 빠져나가면서 출산율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안은 없을까. 지자체와 정부는 도시인들의 귀농귀촌 여건을 만들고 농촌의
인격형성에 꼭 필요한 독서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문, 사, 철을 이야기한다.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문학작품을 읽고 세상과 사람들의 지나온 삶인 역사공부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 없는 삶인지를 가슴에 새기며, 가치관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학책은 두고두고 곱씹을만 하다.정치란 사람들을 보다 나은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일이라 리더의 자격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과정과 결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정치리더의 자격은 무엇이며 중요하게 살펴볼 점은 무엇일까?첫째는 문이다. 그 사람이 평소 했던
통영은 다른 지방에 비해 교육열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여성들에 대한 교육열이 유달리 높았다.최덕지는 교회 조직을 통한 여성과 어린이 교육, 유치원 설립과 야학으로 민족적 여성교육 운동과 자주독립의식을 심는데 주력했다.통영의 민족여성운동 단체 중 중심적 역할을 했던 통영부인회는 최덕지를 비롯한 대부분 기독교인들로 구성됐다. 1928년 8월 24일 대화정 교회에서 30여 명이 모여 설립했다.이들은 야학을 개설, 교육을 통한 민족의식을 심어 주었고 당시엔 생소 하였던 기술교육을 가난한 여성들에게 가르쳐 여성의 사회·경제적 역할을 도모했
통영충렬사는 정통성이 있는 사당인 만큼 제향 역시 충무공 이순신의 다른 사당에서는 볼 수 없는 정통홀기에 따라 봉행하고 있다.한산도 제승당 등에서도 홀기를 사용한 향사를 봉행하고 있으나 그 원류는 모두 통영충렬사의 그것이라 하겠다.홀기란 공사간의 모든 행사의 순서를 행위와 동작 단위로 묶어서 서술해 놓은 문서로서 통영충렬사의 홀기는 그 역사와 현재 보유중인 인조 26년(1648) 무자년 홀기, 영조 9년(1733) 계축년 홀기(전후면 2기), 1960년대 및 2013년까지 사용하던 홀기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그 변천과정을 추정할
저는 오늘 폐조선소 부지의 관광자원화를 주제로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과거 경남과 국가 경제를 선도해왔던 조선업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통영지역도 중소 조선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습니다. 1만여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생활해오면서 지역 경제를 이끌어 온 조선소들이 텅 비워짐에 따라, 인근 상가들의 셔터도 굳게 내려졌고, 인적이 드물어 황량하기까지 합니다.바다 건너에서도 볼 수 있는 25만㎡에 달하는 폐조선소 부지와 수십 개의 크레인들은 조선업의 몰락을 상징이나 하듯, 도시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는 실정입니
어느새 매서운 한파가 지난 자리에 따사로운 햇볕이 스며들어 새 생명을 움트게 하고 있다.남해안 봄의 향연에 이끌러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이 국립 한려해상공원, 휴양지로 찾아오고, 한적했던 시골 들녘에 봄 향을 가득 품은 산나물 캐는 마을주민 모습에 다시금 봄이 왔음이 느껴지고 있다.봄은 어업인들에게 풍어를 기원하며 바다로 나가도록 따사로운 봄의 기운을 선사 하지만, 평화로운 남해안의 봄 바다에도 불청객이 하나 찾아온다.남서쪽에서 유입되는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해수면의 영향으로 매년 3월부터 7월까지 바다에는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파면'되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는 대통령 '국회탄핵소추심의안' 결정을 받아들여 재판관 전원의 만장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였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의혹으로 시작된 국가 대혼란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헌재는 이번 대통령 파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두고,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하고, 권력을 사유화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판시했다.이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우리의 덜 익은 민주주의가 마침내 이런 '재앙'을 초래했다
예전과 달리, 요즈음 가정폭력 신고현장에서는 어느 누구하나 '집 안 일이니 경찰관이 상관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가정폭력이 범죄라는 인식에 공감 하고 있다.경남지방경찰청 112신고 통계를 살펴보면, 2014년 연간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12,008건(1일 평균 32.89건), 2015년은 11,908건(1일 평균 32.62건), 2016년은 13,995건(1일 평균 38.34)건으로, 2015년 0.83% 소폭 감소되었던 가정폭력 신고건수가 2016년에는 2,087건으로 17.52% 상승하였다.가정폭력 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우리에게 3월은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자연의 순환법칙처럼 미래와 소망을 갈구하는 민족적 서곡이기도 하다. 자주독립을 향한 염원과 울분이 3월의 만세운동으로 점화되자 전국 곳곳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됐다.대부분의 대화정교회 청년들과 진명유치원 교사로 시작된 통영만세운동은 통영청년단을 통해 보다 더 조직적이고 대중화돼 나아갔다.통영은 여타 지역과 비교했을 때 교육열이 상당히 높았다. 이러한 교육열은 남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녀 공히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여성교육을 통해 통영을 넘
3월은 봄이 시작하는 달이다. 5일은 24절기 중 세 번째인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남쪽 땅 통영에는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경남에서도 기온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은 시원하여 통영은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났다. 필자가 태어나서 25년을 살다가 직장(공무원)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떠난 지 40년만에 다시 돌아왔는데 예나 지금이나 고향땅 통영은 아름답고 시민들의 정감 있는 따뜻한 마음씨는 변하지 않았다.1960년대는 통영에 와서 "돈 자랑 하지마라" "동양의 나폴리"라는 별칭 처럼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통계청에서는 매년 매분기별로 가축동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특히 올해에는 이력제에 기반한 돼지축종 조사를 병행 실시한다.'돼지 이력제'는 돼지와 돼지고기의 거래단계별 정보를 기록, 관리하여 문제발생시 이동경로에 따라 조치가 가능하고, 판매시 이력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제도로서 2014년 12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제도이다.현재 2017년 1분기 가축동향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최근 AI, 구제역, PED 등 가축전염병 발생과, 가축사육농가의 개인 및 경영정보 노출 기피현상 등으로 통계조사환경이 지속적으
통영을 비롯한 부산 경남 지방에 번지기 시작한 만세운동은 호주선교사들이 세운 교육기관을 통해 조선인을 향한 자주독립쟁취에 대한 당위성과 의식을 깨우는 것이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다.진명유치원 여교사 세 명의 용기와 결단이 시발점이 돼 일어난 통영만세운동은 이후 3번에 걸쳐 더 일어났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통영 청년들에게는 항일민족운동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움트기 시작 했다.통영 만세운동을 주도한 사람들 대부분은 대화정교회(현, 충무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3.1 만세운동에서 의거 - 체포 - 구금 - 투옥으로 이어
도시의 확장과 공간의 생산은 인류역사의 필연적 과정이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삶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왔다. 통영 강구안의 역사도 다르지 않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해변에 불과하던 이곳도 역사의 변천과 더불어 통영의 대표적인 공간으로 변화했다. 통영 강구안을 친수공간으로 만드는 공사가 4월부터 시작된다는 보도를 접하니 만감이 교차한다.삼도수군통제영이 만들어진 조선중기 이후 강구안은 통제영의 확대와 각종 관아와 공적인 건축물이 증대하면서 확장됐다. 강구안 매립과 확대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였
영화 '컨택트'는 한 여자의 일상에서 시작한다.그녀가 대학에서 언어학 강의를 하던 어느 날, 수업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학생도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TV를 틀자 세계 언론이 외계 비행물체의 등장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수업은 무산되며 마찬가지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에도 제동이 걸린다.인류와 동일하지 않을 뿐더러 미지의 존재 등장은 모두에게 비상사태인 것이다.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그녀 이름은 루이스 뱅크스이며 비범한 언어학자로 국가적 차원에서 그들의 존재를 규명하려 할
통영을 떠나서통합 창원시―이곳은 내가 꿈꾸고 그려온 바다의 땅, 나의 통영이 아니다. 그러나 이곳은 40여 년 전, 제15대 마산미협 지부장으로 있으면서 나의 젊음을 불태웠던 곳이다. 조각가 문신, 작곡가 조두남, 화가 최운, 시인 이광석, 박재호 등과 어울려 마산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루었었다. 지금도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그래서 나는 외롭잖게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여기 온 지도 벌써 1년 2개월이 넘었다. 창원산업진흥원 원장의 일이란 창원시로부터 이관받은 56개 사업을 중심으로 40여
벌써 3월의 초입이건만 국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몇 달 동안 계속된 탄핵이니 특검이니 하는 뉴스의 소음들로 지쳐있다. 이런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의미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남해안 폐조선소 부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주요골자는 폐조선소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 매입한 뒤 지방자치단체, 민간사업자와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취지다. 또한 남해안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김천~거제를 잇는 남부내